모텔- 고수익상품으로 부각 ---파이넨셜뉴스---
모텔 고수익상품으로 부각되다
#지난해 11월 자영업자 김모씨는 서울 종로 A모텔을 보증금 7억원에 월임대료 2400만원의 임차계약을 맺었다. 모텔 주인의 허락을 받아 3억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했고 보증금에 비용을 포함시켰다. 이 모텔의 월매출은 리모델링 전 4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인건비 등 매달 투입되는 비용 1800만원과 월임대료를 빼면 한 달에 2800만∼3000만원가량이 순수입이다. 연간으로 따지면 운용수익은 3억5000만원 내외로 보증금의 절반에 이른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모텔이 고수익 임대상품으로 부각되고 있다. 아파트 등 주거용부동산 장기 침체로 수익형부동산이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이 모텔을 임차해 높은 수익을 올린 사실이 입소문을 타면서 틈새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숙박시설은 허가제로 관리돼 어디가 잘된다고 해서 우후죽순격으로 들어설 수 없는데다 보통 매출이 오르면 시세도 동반상승해 매매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기대이익에 못 미쳐도 보증금은 건질 수 있어 상대적으로 투자리스크가 작은 점도 메리트다. 다만, 입지와 가격메리트에 대한 분석능력은 기본이고 리모델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홍보, 서비스개발 등 매출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경영 마인드를 갖추지 않으면 고전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매출 늘면 시세도 올라
모텔의 가장 큰 메리트는 매출이 늘면 매매가격이 오른다는 점이다. 실제 A모텔은 리모델링 후 매출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매매가격이 42억∼45억원에서 65억∼70억원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서울에서는 종로, 강남, 신촌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위치한 모텔이 인기다. 월매출이 보통 7000만∼1억원에 달해 제반비용과 월임대료를 빼고도 한 달에 수천만원을 가져갈 수 있어서다. 이 중 강남은 보증금과 월임대료가 가장 비싸지만 그만큼 매출도 높아 시세가 오르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객실 40개, 대지면적 400㎡ 규모의 서울 역삼동 B모텔은 보증금 10억∼12억원 수준에 월임대료는 6000만원대다. 지난해 리모델링한 이 모텔의 월매출은 1억4000만원 정도로 한 달에 5000만원 이상의 고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매가는 2∼3년전 80억∼90억원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110억∼120억원 선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지방 주요 도시의 모텔은 운용수익이 서울보다 더 높다. 입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지면적과 객실 수 등이 동일한 모텔기준으로 지방 모텔 시세는 서울의 반값 수준이고 숙박료는 전국적으로 평준화됐기 때문이다.
모텔 전문 컨설팅업체 '모텔사랑' 이길원 대표는 "주로 낡은 모텔을 임차해 리모델링 후 매출이 늘어나면 시세까지 오르는 경우가 많다"며 "고액 자산가들은 입지가 좋은 모텔을 직접 인수해 운영을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임대수익률이 연 15% 안팎"이라고 설명했다.
■경매시장에서도 모텔 인기
모텔 투자의 또 다른 경로는 경매시장이다. 경매업계와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성매매특별방지법 시행 이후 지난 2010년까지 전국적으로 3000∼4000개의 모텔 물건이 쏟아져 나왔고 유찰 3∼4회로 대부분 감정가의 절반 수준에서 낙찰됐다. 운용수익보다는 땅값 상승을 기대하고 낙찰받은 경우가 많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지난 2월 법원경매에 처음 나온 인천 부평구 부평동 546-33의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의 모텔(대지면적 332㎡)은 감정가 21억7009만원보다 1억3000만원가량 높은 23억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06%이다.
지난 9일에는 경기 양주시 백석읍 기산리 356-2의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모텔(1818㎡)이 최저가의 두 배가 넘는 금액에 낙찰됐다. 지난해 6월 이후 다섯번의 유찰로 최저가가 5억2215만원으로 낮아졌다. 감정가 15억9349만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이날 6명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 감정가의 75%인 12억원에 낙찰됐다. 지지옥션 남승표 연구위원은 "건축물 대장상 위반사항이 있는지, 용도지역에 따른 고도제한 등 규제사항은 없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