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콘리의 고객, 직원,투자자의 만족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미국의 부티크 호텔 그룹 ‘주아 드 비브르’는 거리의 여자들에게 방을 세놓던 모텔을 싼 값에 인수해 세계 곳곳에 30여개의 부티크 호텔 및 리조트, 레스토랑, 스파 등을 거느린 연 매출 2억달러의 기업이다.
주아 드 비브르는 불어로 ‘삶의 행복’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회사의 창업자는 칩 콘리. 그는 26세의 나이에 사업경험이나 자본경험 없이 성공을 향해 질주했다. 경영서적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그가 쓴 ‘경영의 괴짜들’이라는 책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부티크 호텔이란 기존의 비즈니스호텔이나 리조트 호텔을 넘어 차별화된 콘셉트와 최고의 시설`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념이다. 국내에는 아직 부티크 호텔이라고 불릴 정도의 호텔이 없다.
미국의 포춘지가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도 선정된 이 호텔체인도 파산 위기에 직면한 적이 있다. 다름 아닌 9·11 사태이다. 미국으로 향한 관광객은 물론 미국 내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여행과 레저에 대한 소비는 줄었고 주아 드 비브르 역시 자본잠식 상황에 직면했다.
진퇴양란에 빠진 칩 콘리 앞에 던져진 화두는 다름 아닌 ‘욕구’였다.
그는 심리학의 대가인 에이브러햄 매슬로의 저서를 접하게 된 뒤 욕구 5단계설을 경영에 접촉했다. 고객들의 욕구부응하는 서비스를 와 욕망에 제공하고 직원과 고객, 투자자들의 ‘상의’ 욕구를 충족시켜야만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국발 경제위기로 국민 모두가 예민해져 있다. 감원과 감산, 감봉 등 모든 것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과 가계가 불황에 늪에 빠져 있고 어느 누구도 지갑을 열거나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2001년 미국도 상황이 마찬가지였다. 생존의 문제에 급급하다보니 먹고사는 문제, 직원들의 급여보다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문제에만 혈안이 됐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고 난 뒤에는 미래를 대비할 수도 없고 또 다른 환경 변화에 대처할 수도 없었다.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남다른 가치를 부여해 주는 관광`레저업체는 경제 불황에 더욱 심각했다. 현상유지에 성공해도 한 단계 도약할 디딤돌은 사라져 버리고 없었기 때문이다.
콘리는 호텔이라는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을 피라미드로 구성했다. CEO가 머리 꼭대기를 차지하고 있는 단순한 피라미드가 아니라 이들의 이해관계를 ‘욕구 피라미드’로 재구성했다.
또 이 피라미드의 상위 꼭짓점이나 다름없는 최정점에서 고객과 직원, 투자자들이 ‘절정 체험(Peak Experience)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과 직원, 투자자들의 로열티(충성심)만이 기업의 현상 유지는 물론 발전 원동력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시도는 오랜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절정 성과’로 이어졌다. 이는 불황극복에서 지속가능 경영으로 이어졌다.
콘리가 차용한 매슬로의 욕구 5단계는 생리적 욕구, 안전 욕구, 소속 욕구, 자존 욕구, 자아실현 욕구로 구성된다. 하위 욕구가 충족되어야 다음 단계의 욕구가 발생되고, 이것이 충족 되면 한단계 위의 욕구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일반인과 일반기업은 생리적 욕구, 즉 먹고 사는 욕구와 생산과 판매, 수입의 욕구만을 충족하려 한다. 직원들은 급여를 받기 위해 직장을 다니고 투자자들은 수익만을 위해 투자를 했다.
하지만 콘리는 그 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먹고살기 위해 직장생활을 하는 직원들에게 개인과 기업의 발전 욕구가 있다는 점을 일깨워줬다. 투자자들에게는 수익과 함께 사회공헌으로 인한 충족감을 자극시켰다. 고객에게는 새로운 상품을 발견했을 때의 희열을 느끼도록 했다.
결국 욕구가 존재해야 기업이 혁신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논리를 증명시킨 것이다. 이 책은 주먹구구식 경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국내 관광레저산업계 임원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국내 서비스업계는 생리적 욕구를 충족하는데도 버겁기 때문이다. 콘리는 가장 먼저 직원들에게 다양한 욕구를 제시했다. 포상에 있어서도 △업무 완수를 위해 장시간 헌신한 직원의 가족을 위해 집으로 꽃다발을 보내고 △직원 휴가시 깜짝 수표를 선사하고 △유명인사가 호텔을 방문할 경우 열심히 일한 가장 낮은 직급의 직원을 함께 데리고 나간다.
콘리가 유독 직원들에게 헌신적인 것은 자신이 부리는 직원마저 만족시키지 못하는 CEO는 고객이나 투자자도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콘리식대로 표현하면 “직원의 욕구를 충족 못시킨다면 고객의 욕구도 해결해주지 못한다”로 풀어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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