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정강현]
1969년 10월 유럽 팝가수 클리프 리처드의 내한 공연에 열광하는 한국 여성 팬들(왼쪽). 42년 세월이 흐른 2011년 5월 이번엔 역으로 프랑스 팬들이 파리 루브르박물관 앞에서 한국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의 노래 쏘리쏘리(Sorry Sorry)에 맞춰 춤추고 있다. [중앙포토], [www.flickr.com/photos/mamikolegend 화면 캡처]
프랑스 파리에 입성한 한국 아이돌 스타들의 첫 공연이 열린 10일(현지시간), 가장 큰 감회에 젖어든 이는 이수만(59)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이었다.
팝의 본고장 유럽에 K팝(Korean-pop)이 울려퍼지는 광경 앞에서 그는 40 여 년 전 자신의 꿈을 돌아봤다. 1969년 10월 15일 영국 팝 가수 클리프 리처드가 서울에 왔을 때 김포공항은 환호하는 500여 명의 팬으로 들어찼다. 이 풍경은 17세 소년 이수만의 마음에 목표 하나를 새겨넣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당시를 이렇게 돌아봤다.
"클리프 리처드의 한국 공연에 당시 내 정서로는 이해가 안 갈 정도로 국내 여성 팬들이 열광했다. 우리도 외국에서 환호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오기가 그때 생겼다."
이수만
이수만 회장의 당찬 오기가 결실을 보고 있다. 보아·동방신기를 내세워 일본을 무너뜨렸고, 슈퍼주니어를 앞세워 동남아시아를 장악했다. 지난해엔 미국 LA에서 대형 콘서트를 열어 미국 시장의 문도 열었다. 그리고 유럽이다. 클리프 리처드의 대륙 유럽에서 K팝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SM타운 콘서트는 전석 매진을 기록했 다.
40년 전 클리프 리처드 를 보며 세계적인 가수를 꿈꿨던 이 회장은 지금 자신이 기획한 한국 가수들이 그 꿈을 이뤄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소녀시대·동방신기·샤이니·슈퍼주니어 등이 그 주역이다. 이수만 회장은 한국 음악산업계에 '기획 상품'이란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끌어온 제작자다. 꼼꼼한 기획을 통해 상품이 출시되는 제조업처럼 가수도 철저한 기획을 한다면 더 잘 팔리는 '상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이 회장이 맨 처음으로 기획한 상품은 'H.O.T'였다. 다섯 명의 끼 많은 소년을 선발해 2년이 넘도록 철저히 훈련시켰다. 그렇게 등장한 H.O.T는 단숨에 가요계를 장악했다. 그리고 중국·동남아시아 등으로 인기가 확산됐다. 아이돌 시대의 서막이었다. 그 다음은 일본이었다. 보아는 H.O.T보다도 더욱 산업적으로 매끄러운 방법으로 데뷔했다. 외국어 공부를 시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택했다. 배용준의 '겨울연가' 이전에 보아가 있었다. 보아는 일본 한류 붐을 일으킨 첫 주자였다.
이 즈음부터 이 회장의 성장 시스템은 틀을 잡기 시작했다. '기획(연습생)→제품 출시(데뷔)→홍보(방송 출연)→수출(해외 진출)'로 이어지는 기업형 시스템이다. 그가 만들어 놓은 이 시스템은 현재 대부분의 가요 기획사들이 그대로 적용시키고 있다. 이 회장은 가내수공업 수준에 머물던 음반 제조업을 대기업형으로 변화시켰다. 일종의 '산업혁명'을 이끈 셈이다.
그런 이 회장이 가수를 양성할 때 주안점으로 두는 것은 무엇일까. 보아의 성공적인 일본 데뷔를 치른 뒤인 2005년 겨울, 그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가수를 길러낼 때) 세 가지를 본다. 첫째는 좋은 음악. 가수니까 당연하다. 둘째는 춤이다. 똑같은 무대가 주어질 경우 어떻게 해야 남보다 낫겠는가. 무대를 지배할 수 있는 춤이 필요하다. 셋째는 외국어다."
이 세 가지는 지금도 불변이다. SM 소속 가수들이 단 한 차례도 프로모션을 한 적이 없는 유럽 무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된 것은 이 같은 세 요소를 철저히 지켰기 때문이다. SM에 들어온 가수들은 짧게는 2년, 길게는 7년씩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노래·춤·외국어를 연마한다. 여기에다 유럽 작곡가들까지 폭넓게 활용하면서 SM의 음악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K팝은 아시아를 넘어 유럽·북미까지 장악하면서 글로벌 문화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그 중심에 '이수만 리더십'이 있다.
정강현 기자 < foneo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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