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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레지던스 """ 날벼락"""" --- 매일경제 ---

좋은 뉴스 2010. 4. 27. 22:40

서비스드 레지던스 폐업위기 `날벼락`
대법원, 전국 1만5천여실 `무허가 숙박시설` 판결 파장 확산
외국인관광객 급감 우려…PF자금 모으려던 시행사 대출 못받기도

종로구 수송동 서머셋팰리스 서울 레지던스.
장기투숙자용 콘도형 오피스텔인 일명 `서비스드 레지던스` 숙박영업이 불법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후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27일 양천구 내 한 서비스드 레지던스 임대관리사무소에는 오전 내내 전화통에 불이 났다. 혹여 숙박을 계약한 레지던스가 갑자기 문을 닫지 않을까 우려하는 여행사와 이를 분양받아 임대사업을 하고 있는 레지던스 소유자들의 항의와 문의전화 때문이다.

멀쩡하게 운영되던 레지던스가 존폐 위기에 놓임에 따라 관광산업에 미칠 막대한 타격에 대한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27일 한국서비스드레지던스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서비스드 레지던스는 전국적으로 50여 개에 1만5000여 실에 이른다. 서울의 경우 종로 수송동 서머셋팰리스를 비롯해 23개 5000여 실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특급호텔 하루 숙박비의 30~60% 수준의 저렴한 요금으로 일본, 대만, 중국 관광객을 다수 유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숙박업 중단이라는 판결 결과가 떨어지자 업계는 `폭탄`을 맞은 모습이다.

서울 목동지역에서 600실을 운영하는 코업레지던스 현승범 대표는 "당장 이달에만 1만여 명의 투숙객이 예약돼 있는 데 어제부터 여행사 측에서 영업중단 여부를 묻는 항의전화에 업무가 마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형 여행사 대표는 "레지던스 영업이 차질을 빚으면 동남아 쪽 저가 관광객 수요가 태국, 중국으로 빠져나갈 게 분명하다"며 "이런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항공권, 쇼핑하는 동대문 시장을 비롯해 서민생업 현장에도 타격이 미칠 게 뻔하다"고 전했다. 가뜩이나 얼어붙고 있는 부동산 경기에도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서울에서 최근 용지를 매입해 서비스드 레지던스 건축을 추진 중인 한 시행사 대표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금을 모집 중인데 며칠 전 자금 대출을 협상하던 금융사로부터 `대출불가` 방침을 통보받았다"며 울상을 지었다.

한국서비스드레지던스협회 김성환 대표는 "우리가 서머셋팰리스 운영을 위탁시킨 글로벌기업인 에스콧사만 해도 세계 25개국에 2만5000여 실을 운영 중인데 불법 논란을 겪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레지던스의 숙박업이 불법이라면 비슷한 형태로 운영되는 템플스테이, 민박, 한옥마을체험도 모두 불법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고발인 측인 한국관광호텔협회의 태도는 강경하다. 협회 이재길 사무처장은 "레지던스 자체를 문제 삼는 게 아니다. 임대를 위장해 신고 없이 숙박영업을 하는 게 문제이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숙박업 신고를 하고 사업을 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레지던스 업계는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공중위생법상 숙박업 신고는 상업지역에서만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반면, 레지던스 대부분은 주거지역에 위치해 숙박업 신고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관광진흥법에 의해 리조트형 호텔 등의 형태로 영업은 가능하지만 이 경우, 회원모집만 가능해 건축법상 오피스텔로 분류되는 레지던스 특성상 소유권을 넘기는 분양이 원천 차단되기 때문이다.

레지던스 업계는 현재 보건복지위원회 변웅전 의원이 추진 중인 공중위생관리법 일부 개정법률안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이 개정안이 시행되면 임대위탁체류서비스업으로 영업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이 법안은 현재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된 상태다.

[이지용 기자]